대장의 생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생일주간으로 7일간 대장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주말에 방문한곳은 콘피에르. 원래 업장은 압구정 도산공원에 위치해 있었지만 올해 7월 서울역 그랜드 센트럴 건물 지하로 업장은 옮긴 콘피에르. 식대 비싸기로 유명한 압구정에서 갓성비 넘치는 파인다이닝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이름을 알렸고, 상대적으로 파인다이닝에 접근하기 힘든 MZ들에게도 가격적으로 어필하며 SNS상에서도 큰 화제가 되곤했다.
8만원에 즐기는 울트라 가성비 고급 파인다이닝, 서울역 콘피에르 디너 후기
일단 가격이 말이 안된다. 디너가 1인 7만 9천원… 파인다이닝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서울에서 영업하는 업장들이 굉장히 많다. 또 이게 하나의 문화가 되어 유행처럼 번지면서 생일에는 파인다이닝, 기념일에는 파인다이닝… 보통 런치는 10만원 중반대에 디너는 20만원 초중반이 기본인 파인다이닝 시장에서 콘피에르는 고객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추었다. 런치 59,000원 디너 79000원.가격만 들으면 퀄리티를 의심할 당신을 위해 오늘의 포스팅을 준비했다. 기대하시라
콘피에르
시작은 압구정 도산공원이었다. 컨템포러리 프렌치 파인다이닝이라는 컨셉으로 문을 열었고 4계절 다른 구성으로 코스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다소 어울리지 않는 합리적인 가격에 “미식”을 대중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최대한 제철 재료를 사용하고 일반적인 방식과는 좀 다른 조리법을 통해 수많은 제철 재료들을 재해석 했다. 콘피에르가 가장 메리트를, 특장점을 지니는것이 바로 가격인데 비싸고 귀하기만한 식재료가 아니라 평소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 친근한 재료들을통해서 “미식”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여러가지 시도를 많이 하고 있다.
2020년 처음 도산공원에 오픈했을 당시, 콘피에르는 디너 서비스만 제공했으며 그 당시 디너 1인 식사 가격이 59,000원이라는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SNS상에서 화제가 됐었다.
현재는 더 많은 고객들을 접객하고 현대적인 식문화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더 큰 공간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근처 가까운 역으로는 서울역, 회현역등이 있다. 정확한 주소는 ‘ 서울 중구 세종대로 14 그랜드센트럴 지하 2층’에 자리 하고 있다.
콘피에르 메뉴 구성
디너 메뉴판이다. 아뮤즈부쉬, 애피타이저, 식사, 클렌저, 세미메인, 메인디쉬, 디저트, 쁘띠와 티 순으로 구성되어있으며 아래에서 사진과 함께 자세히 살쳐보도록 하겠다. 총 8개의 코스인데 저 가격이라니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ㄷㄷ
아뮤즈부쉬 3종
처음 제공된 디쉬는 아뮤즈부쉬 3종이다. 예전에도 한 번 소개를 한 적이 있지만 아뮤즈부쉬란 프랑스어로 정확히 발음 할 때는 아뮈즈부슈(amuse-bouche) 라고 하며 한입에 먹을 수 있는 크기의 전채요리를 말한다.
맨 왼쪽에는 사과와 염소치즈, 스트라차텔라 치즈, 피스타치오 그리고 향을 가미하기위해 딜과 샬롯으로 만든 부드러운 푸딩 느낌의 젤리이며, 가운데는 참나물과 무, 양송이버섯을 한우 안심을 얇게 썰어서 접어올린 아뮤즈부쉬이고 가장 우측에 있는 음식이 너무 새롭고 독특한 맛이어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 옥수수가루에 닭육수, 레지아노와 발효버터, 트러플을 가미하여 맛과 향을 입힌 튀김요리였다.
좌측의 푸딩? 젤리는 예상했던 것처럼 상큼하고 시큼달달한 맛과 동시에 염소 치즈 때문인가 입에서 한번에 으깨지지 않는 꾸덕함이 일품이었고, 크기가 좀 작아 실망스러웠던 한우 안심쌈은 본인이 너무 좋아하는 트러플향이 강하게 나서 삼키고 나서도 계속해서 입안에 고기의 향과 어우러져 맴돌아 감칠맛을 더해줬다. 최 우측의 튀김은 갓 튀겨 나와서 그런가 크런치함이 일품이었고 발효버터는 처음 먹어본 것 같은데 향이 참 특이해서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에피타이저 1
일단 향 자체가 좋아하는 향은 아니어서 상당히 많이 경계했던 에피타이저이다. 육수는 능이버섯으로 맛을 냈고, 모렐버섯안에는 돼지고기를 가득 채워넣었다. 고기가 들어간 모렐버섯을 먼저 먹고 그 밑에 청경채와 보리를 육수와 함께 먹는 방식인데 처음 우려했던것과는 달리 능이버섯 육수향이 생각보다 청경채와 잘 어울려서 게 눈 감추듯이 금방 해치웠다. 날이 굉장히 추웠는데 육수 온도가 너무 좋아서 적당하게 몸도 댑혀주고 몸에 좋은 놈이라 그런가 피가 싹 도는 느낌이 들어 바로 먹을 준비, 워밍업 완료! 보리를 또 오랜만에 먹어봤는데 역시 씹을때마다 약올리듯이 이리저리 입속에서 도망다니는 놈을 또 잡아서 잘근잘근 씹는 재미에 옛날생각이 새록새록.
에피타이저 2
이게 바로 내가 꼽는 이 날 베스트 요리다. 감자옹심이와 배추, 잣, 엔쵸비, 블랙올리브, 그리고 치즈 크럼블을 곁들인 요리였는데 내가 딱 좋아하는 뇨끼식감의 감자 옹심이 간이 너무 내스타일이었고 조금 짤 수 있었는데 얇게 썬 배추와 함께 먹으니 이 맛이 바로 천국가는맛… 자칫 느끼할 수도 있는 재료들과 색깔만 봐도 느끼해 보이는데 전혀 그런것 없이 치즈크럼블 바삭바삭 씹는재미에 그리고 감자옹심이 쫄깃쫄깃 씹는 재미에 엔쵸비 향까지… 완벽한 나의 이 날 1픽이었다.
에피타이저3
드디어 마지막 에피타이저,,, 3번째 에피타이저는 구운 오리 다리살에 청겨자입을 채썰어 올렸고 오른쪽에 보이는건 적양배추 피클이다. 조금 기름지긴 하지만 오른쪽 적양배추가 제대로 김치역할을 해줘서 깔끔하게 마무리 가능했다. 오리 다리살이 생각보다 크기가 좀 커서 아주 만족스럽게 두입에 클리어
식사
이 날 내가 가장 기대했던 메뉴이다. 특우에서의 우니를 시작으로 우니의 참맛을 알게 된 본인. 오로지 이 날 주인공인 대장님을 위해 거금 15,000원을 들여 우니를 별도로 추가했지만 딱새우와 홍새우를 갈아서 미나리 페스토를 더한 이 파스타를 대장은 많이 먹을 수가 없었기에 (참고로 대장은 새우 알러지가 있음) 맛만 보고 파스타 두접시 모두 내차지가 되었다. 캐나다산 우니 특유의 크리미한 맛이 감칠맛이 진한 새우향과 어우러져 풍미가 엄청났고, 면은 생면을 썼는지 다른곳과는 다르게 쫀득쫀득 한것이 새로웠다. 암튼 대장에게 미안한 마음을 뒤로하고 코박고 두접시 5분만에 클리어 완료. 우니 좋아하시는분들은 꼭 별도추가 해보시길!
클렌저
참다래, 바질, 알콜이 다 날아간 화이트와인으로 맛을 낸 클렌저에는 얼린 키위를 갈아 볼모양으로 제공되었는데 우리 둘 다 너무 별로여서 빨리 세상에서 사라지게하고싶어 입으로 바로 삼켜버렸ㄷㅏ. 그래서 사진이 없다… 이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암튼 상큼한 맛은 쏴라있어서 느끼함을 좀 잡아주고 그 다음 메인 디쉬로 넘어갈 준비 제대로 시켜주긴 했구나 니가.
세미 메인
생선 별로 안좋아하는, 심지어 물에 담궈버린 생선은 더 안좋아하는 본인이 눈이 돌아가서 흡입해버린 세미 메인 디쉬. 마늘쫑과 숙주나물, 퀴노아, 대파, 타라곤, 그리고 세이지로 맛을 낸 광어 콩피요리였는데 후추향인지 약간 스모키한 양이 인상깊었고 육수의 맛이 정말 신기한, 아니 다시는 만나고싶지 않은, 아니 맛보고 싶지 않은 야리꾸리한 맛이어서 고기를 먹기전 좀 긴장을 했으나 이게 웬일인가? 광어를 이렇게 먹어도 맛있구나… 광어살은 너무 담백하고 부드럽고 퀴노아의 씹는맛과 함께 내입에서 환상적인, 격정적인 탱고댄스를…아니 블루스를… 광어만 먹었으면 그냥 생선 조림 느낌이었겠지만 퀴노아의 바삭바삭한 식감으로 마치 구운 생선을 먹는듯한 착각을 하게 했다.
메인
오래 기다리셨다. 드디어 메인디쉬다. 우엉, 튀긴 돼지감자, 냉이소스 그리고 포크쥬로 맛을 낸 흑돼지 안심 구이. 트러플을 추가하려면 20,000원을 추가하면 되고 혹시나 한우 채끝으로 변경하려면 40,000원을 추가하면 된다.
여러분이 돈까스 먹을때 자주 주문하셨던 그 안심이 맞다. 이런식으로 조리된 안심을 먹어본건 처음이었는데 확실히 내스타일은 아니었다. 두꺼운 덩어리의 안심을 통으로 구워냈는데 확실히 돼지고기는 좀 익어야 씹는맛도 있고 비계가 좀 있어야 돼지고기다운데 이건 뭐 장조림용 우둔살 찢어지듯이 죽죽 찢어지고 핏기가 너무 많은게 익기도 내스타일은 아니어서 그냥 바삭한 돼지감자튀김 맛으로 겨우 클리어해냈다. 아, 그 전에 너무 많이 먹어서 나의 전투의지가 조금은 꺾인 상태여서 그럴 수도 있다. 나쁘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본인 스타일은 아니었다.
디저트
디저트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으로 레몬그라스와, 샐러리, 얼린 청포도를 추가해 바삭바삭 씹는맛을 더했다. 그냥… 평범한 요거트 아이스크림 맛… 아이스크림만 나왔어도 깔끔하니 좋았을 것 같은데 이것저것 씹을 게 많아 입에서 장난질을 해서 자꾸 신경이 쓰였다.
쁘디, 차
얼그레이 약과와 라즈베리 쿠키슈, 한입에 먹을 수 있는데 재밌는건 쿠키슈안에 라즈베리크림이 가득차 있다. 근데 더 재밌는것 둘이 안 어울린다… 얼그레이 약과는 너무 맛있어서 대장님것도 내가 빼앗아 먹었다 . 음료는 홍차, 커피, 동백꽃차, 히비스커스 중 선택을 할 수 있는데 나는 커피, 대장은 히비스커스를 주문했고 사진은 어딨는지 보이지를 않는다.
이렇게 모든 코스가 마무리가 되었다. 예상과 달리 너무나도 길고 긴 싸움이었다.
콘피에르 상세 후기
가성비라고만 콘피에르를 특정짓기엔 좀 아쉽다. 가격을 지우고 봐도 콘피에르는 정말 훌륭한 파인다이닝이었다. 메뉴 어느것하나 튀는것 없이 전반적인 플로우가 깔끔하게 이어졌으며 간이나 재료 상태, 신선도 뭐 하나 뺄 것 없이 너무나 완벽했다. 음식이 제공될 때 마다 너무나 친절하게 하나하나 설명해주시는 멋진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는 별 다섯개가 부족할 정도로 더할나위 없었고 잔잔하게 흐르는 분위기 있는 음악에 너무 깔끔한 인테리어들까지, 즐겁게 식사하는데 아주 큰 영향을 준 요소들이 식사 외적으로도 너무나 많았다
압구정에서 서울역으로 업장을 옮기고나서 업장 규모가 배 이상으로 커졌다고 들었다. 바에 테이블, 룸까지 전부 꽉차있을정도로 많은 손님들이 있었는데 일사분란하게 실수없이 움직이는 직원들을 보니 무슨 F1에서 미캐닉들이 자동차 바퀴 갈아주듯이 한 팀으로서 너무 멋지게 운영이 되는 것 같아 그것 또한 인상적이었다.
식사하고 계산을하며 계절이 바뀔 때 마다 꼭 방문하기로 대장님과 약속할 정도로 정말 너무나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콘피에르 예약방법, 꿀팁
콘피에르는 네이버플레이스와 캐치테이블을 통해 예약이 가능하다. 가까운 날짜들에는 아마 예약이 가득 차있을 것이다. 그만큼 예약하기 쉽지 않으니 어서 빨리 아래의 링크들을 통해 콘피에르 예약을 서두르시길 바란다.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일행들중 생일자가 있다면 미리 고지했을 경우 마지막 디저트에 생일문구가 들어간 쿠키를 따로 준비해주신다. 미리 말하지 않으면 받을 수 없는 혜택이니 참고해서 꼭 뜻깊은 생일 보낼 수 있으시길 바란다!
오늘도 누추한 곳에서 이렇게 재미없는 긴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리며 빠른 시일내에 또 맛있는 집들을 박살내고 생생, 상세, 자세, 정확,사실적인 후기들을 남길것을 약속드리며 오늘의 포스팅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서울의 또 다른 파인다이닝 강자인 청담동 세븐스도어 상세후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